이러한 식민경험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그것을 또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구체적으로 식민지 시대의 농지, 쌀, 노동자, 여자에 관한 설명을 예로 들었다.
조선총독부가 시행한 토지조사사업이 한국 사람들이 소유한 농지의 40 % 를 일본 사람이나 일본 국가에게 약탈당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한국의 역사 교과서가 잘못된 것임을 설명했다. 토지조사사업은 기존의 소유권을 근대적인 방법으로 재확인하여 세금을 정확히 징수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 쌀을 일본이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간 것을 왜곡한 것이라는 설명도 했다. 일본에 징용 갔다는 사람들 대부분 역시 강제로 끌려간 것이 아니라, 돈 벌러 자원해 간 것임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 여자들이 위안부로 나서게 된 것도 강제로 연행당한 결과가 아니라, 민간의 매춘업자에게 취업사기를 당해서였다는 설명도 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이러한 내용의 강의를 마치고는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약 50명의 수강생들 가운데 5명의 학생이 나서서 총 31번의 질문이 이어졌다. 신기하게도 거의 모든 질문이 위안부와 관련된 강의 내용에 집중되었다. 여학생A는 14번, 여학생B는 9번, 여학생C는 2번, 남학생D는 3번, 여학생E는 3번 위안부에 관한 질문을 했다. 이 가운데 학교가 ‘언어성희롱’이라고 문제 삼은 필자의 발언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는 여학생A와의 14번에 걸친 질문답변 과정에서 10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발언이 과연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인가를 독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여기서는 해당 여학생과 주고받은 모든 발언을 있는 그대로 옮긴다. 물론 이런 녹취가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를 밝혀둘 필요가 있다. 녹취록이 없다면 어떤 교수도 자신이 강의에서 한 말을 기억에만 의존해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의를 수강한 학생 중 누군가가 자신이 알고 있던 역사와 강의 내용이 너무나 다르자 교수의 허락 없이 녹음한 음성파일을 외부의 언론에 유출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강의실에서의 필자의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위안부는 ‘일본군의 성노예’라는 주장을 하며 한일관계의 개선에 재를 뿌려 온 정의기억연대 (구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줄여서 정대협)가 이 기회를 그냥 넘길 까닭이 없었다. 녹음 파일을 구해 녹취록을 만들더니 급기야는 교수가 강의실에서 한 발언이 ‘위안부’는 물론 ‘정대협’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민형사 소송을 걸어 왔다.
2016년부터 스스로를 ‘정의기억연대’라고 부르기 시작한 이 단체는 1990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이 단체는 일제시대에 전혀 다른 성격으로 존재했던 ‘정신대’와 ‘위안부’를 구분하지도 못하면서 활동을 시작한 어이없는 단체다.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고 또 진상을 규명한다는 취지로 설립한 단체이지만 고작 하는 일은 서울 한복판에 있는 일본 대사관 앞에 소위 일본군 성노예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세워 놓고 한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조건적 반일정서를 주입하는 이른바 ‘수요집회’를 25년 동안 이어온 것이 자랑일 뿐이다.
그러나 2020년 5월 7일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로 이 단체는 현재 기부금 횡령 등의 범죄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그 동안의 활동이 위안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단체를 이끈 윤미향 개인의 출세를 위한 것 아니었냐는 비난마저 듣고 있다. 윤미향이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여당 국회의원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다는 이 단체는 심지어 ‘사드배치 반대’ ‘제주 해군기지 반대’ 등과 같이 안보와 직결된 문제에도 개입해 북한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 ‘종북단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대협의 ‘종북반일’(從北反日) 활동에 관한 정보는 한국 ‘미디어워치’ 기사들에 잘 정리되어 있다. http://mediawatch.kr/news/review_list_all.html?rvw_no=91
만약 이용수 할머니의 고발이 필자의 연세대 사건 이전에 발생했다면 학생들 그리고 여론의 비난이 그처럼 난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건 직후 학생들은 내 연구실 출입문에 나를 비난하는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였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 앞과 같이 통행이 많은 지점에 대자보나 현수막을 붙여 ‘역사의식이 없는 교수’ 또 ‘성희롱 교수’라고 엄청나게 비난했다.
심지어 백은종이라는 문재인 지지자는 필자의 연구실로 난입해 ‘일본 간첩’을 체포하러 왔다며 소란을 피우고, 그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에 올려 100만이 넘는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백은종은 이 문제로 검찰의 조사 끝에 벌금형을 구형받은 상태다.
여학생과의 질의응답 전 재수록
해당 강의에서 필자는 정대협에 대해 ‘한일관계를 파탄내서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려는 종북從北단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에 근거한 소송 때문에 필자는 정의기억연대가 만든 녹취속기록을 법원을 통해 받을 수 있었다 (파일 마지막에 첨부한 속기록 표지 이미지 참조). 다음은 이렇게 얻은 강의 녹취속기록 가운데 여학생A와의 대화를 있는 그대로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