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근무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落星台経済研究所)에서는 이영훈 이사장과 필자를 포함한 6명이 공동으로 7월에 '반일 종족주의'를 국내에서 발간했으며, 이미 발행부수 3만부를 돌파했다. 이전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반일종족주의’란, 오늘날 한국인의 통념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한때 일본이 한국을 지배했던 역사 문제와 관련하여 아무 근거도 없이 거짓으로 쌓아 올린 샤머니즘적 세계관을 말한다. 반일종족주의의 기원, 형성, 확산, 맹위의 전 과정을 국민에게 고발하고 그 위험성을 호소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다.
책이 이만치나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반일은 틀린 것이다”라는 것을 느끼고서, “공부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실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은 여름 휴가철인데 서울에서 가장 큰 서점인 교보문고에서는 판매 순위 1위~3위까지가 여행 관련 서적이지만, 4위가 바로 이 책이다. 한국에서 사회과학 장르의 책이 이만치나 팔리는 일은 극히 드물다.
17년 전에 작가 김완섭 씨가 ‘친일파를 위한 변명’을 썼고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 책은 유해도서로 분류되어 읽지 못하도록 랩으로 쌓여서 서점 구석에 눈에 띄지 않도록 쳐박혀 있었다. 그 당시와 비교하더라도 한국은 분명히 변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 대해서 학자와 전문가, 독자의 비판도 많다. 하지만 “이우연이 이야기한 이 부분은 이렇게 틀렸다”라는 식의 구체적인 비판, 반박은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그놈은 친일파다”, 또는 ‘매국노’, ‘토착왜구’라는 폭언이다.
필자는 올해 7월 2일 제네바 유엔 유럽 본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해 “대부분의 조선인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일본에 일하러 건너갔다”, “임금에 있어서 민족차별은 없었다”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런데, 귀국 후에 필자의 사무실에서 두 명의 남자로부터 습격을 받았다. 그들은 필자에게 “매국노”라고 욕하고 침까지 뱉었지만, 결국 그런 것 밖에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반일종족주의'
'반일민족주의에 반대하는 모임'을 창설
필자는 대학생 시절부터, 한국의 학자와 전문가가 쓴 한일 관계사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 왔는데, 무엇을 읽어도 위화감이 있었다. 필자의 전공은 경제학으로, 통계나 숫자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색안경과 주관으로 사물을 판단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읽으면, 한일 관계 관련 역사책에 쓰여져 있는 내용은 정합성이 전혀 없다.
예를 들어, 1910년부터 1945년 사이에 한국의 인구는 약 2배로 증가했다. 그런데 역사책에는 “일본군에 의한 수탈, 약탈이 잇따랐다”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왜 인구가 2배나 증가했다는 것인가. 통계상의 숫자와 비교하면 분명 이상한 점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대 명예교수 안병직 씨의 발언이 한국에서 “일본통치시대를 긍정하고 있다”며 비판을 받게 되는 소동이 일어났다. 필자는 이 소동에 흥미를 느끼고서 안병직 씨의 책을 읽어보거나 또 관련 여러가지 자료를 뒤져 보았다. 그런데, 자료를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대학생 시절부터 읽어왔던 한국 학자가 쓴 책들은 명백히 사실에 반하는 것들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반일민족주의에 반대하는 모임’을 시작하게 됐고 지금도 매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역사를 과장, 왜곡해온 한국 학자와 지식인, 정치인의 무책임한 언동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해 왔지만, 이제는 올바른 사실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한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그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