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적이고 일방적으로 대만과의 국교 단절을 선언한 한국의 무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거짓탄핵의 시발점이 되었던 친 문재인 언론사 JTBC의 태블릿 보도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하여 투옥생활을 하던 중, 필자는 미국과 대만이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는 뉴스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문재인 정권이 국내 정치용으로 의도적으로 일본과 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의 밀월은 한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반공 자유주의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는데, 한국만 여기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필자는 옥중에서 한국과 대만 관련 서적들을 읽어나갔다.
대만과 한국은, 일제시대 때부터 장제스 정부가 이승만과 김구의 임시정부를 지원하면서부터 외교관계를 시작했다. 또한 6.25 전쟁 당시에는 대만 측에서 스스로 5만명의 군대를 파견, 참전하여 공산세력과 함께 싸워주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의 신중론으로 공식적 참전은 하지 않았지만, 대만은 각 분야의 군사 및 민간 전문가를 파견했고,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북한과 중공 세력을 물리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대만 장제스 총통과 인사를 나누는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영부인.
6.25 휴전 이후에는 장제스 정부와 이승만 정부가 주도하여 한국, 대만, 필리핀, 홍콩, 태국 등이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을 구성하여 공산세력에 함께 대항했다. 이를 담당했던 한국의 조직이 현재까지 존재하는 ‘자유총연맹’이다. 필자 역시 박근혜 정부 시절 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 특별보좌관으로 비상근직으로 활동하며, 북한을 자유화시키기 위한 ‘자유통일 100만 선봉대 기획’을 하기도 했다. 이 기획은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중단되었다.
이렇듯 대만과 한국의 관계에서 한국 측은 대만에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1992년 8월 24일, 한국 정부는 기습적이고 일방적으로 대만과의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당시 한국의 노태우 정부는 설사 중공과의 수교를 하더라도 대만과의 국교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줄곧 약속해왔으나, 72시간 전에 대만 대사관에 일방적으로 철수하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한국 정부가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할 때, 최소 6개월 전에 알려야 하는 외교적 신의를 버리고, 72시간 전에 기습적 통보를 한 이유는, 단지 한국 명동의 중화민국 대사관을 중국에 넘겨주기 위한 것이었다. 대만 측에 미리 알려주면 대만이 대사관 건물을 팔아버릴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실제 당시 김수기 주한 중화민국 대사는 “한국정부는 동양에서 가장 중시하는 조상의 재산을 허락 없이 강탈해 중공에 주려하는 데, 이는 참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분노를 터뜨린 바 있다. 그러나 결국 김수기 대사와 대만 국민들은 “오늘 우리가 중화민국 국기를 내리지만 이 국기는 우리 마음 속에 다시 겁니다”라는 말과 함께, 중화민국 대사관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 당시 노태우 정부의 대만에 대한 외교적 결례는, 현 문재인 정부의 일본에 대한 외교적 결례와 닮았다.
마지막 고별 연설을 하는 김수기(진수치) 주한 중화민국 대사. 김수기 대사는 “오늘은 비록 중화민국 국기를 내리지만 이 국기를 중화민국 국민들의 마음 속에 계속 걸어두겠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 MBC 방송화면)